향 문화

몽타르지의 캐러멜 아몬드, 브뤼셀의 초콜릿 프랄린

17세기 프랑스 프라슬랭 백작의 요리사가 만든 캐러멜 아몬드에서 벨기에 브뤼셀 노이하우스의 초콜릿 셸, 이탈리아 잔두야, 미국 뉴올리언스의 페칸 프랄린, 그리고 한국의 디저트 카페 문화까지 — 프랄린이 문화 안에서 지녀 온 오랜 자리와 향수의 프랄린이 데려오는 결을 정리합니다.

프랄린 향수 노트 일러스트

프랄린은 향수 이전에 이미 여러 나라의 오래된 부엌과 초콜릿 상점 안에 자리해 온 디저트입니다. 17세기 프랑스 궁정 요리사가 처음 만든 캐러멜 아몬드, 20세기 초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난 초콜릿 셸 프랄린, 이탈리아 토리노의 잔두야, 미국 뉴올리언스의 페칸 프랄린 — 각 지역이 자기 방식의 프랄린을 발전시켜 왔고, 그 두터운 식문화의 층 위에 오늘 향수의 구르망 어코드가 놓여 있습니다. 이 페이지는 그 결들을 정리합니다. 프랄린이 어떻게 향료가 되는지는 원료 페이지에서, 1992년 앤젤 이래의 향수사는 역사 페이지에서 다룹니다.

프라슬랭 백작 — 이름의 기원

프랄린이라는 단어의 뿌리에는 한 프랑스 귀족의 이름이 있습니다. 세자르 슈아쇨 뒤 플레시-프라슬랭(César, duc de Choiseul, comte du Plessis-Praslin, 1598~1675) 은 루이 13세와 루이 14세를 섬긴 프랑스 정치가이자 군인이었습니다.1 그의 요리사 클레망 잘루조(Clément Jaluzot) 가 백작을 위해 아몬드에 캐러멜을 입힌 새로운 디저트를 만들었고, 이 디저트가 백작의 이름을 딴 "프랄린(praline)"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프랑스 식문화 안에서 오래 전해져 왔습니다. 정확한 발명 시점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17세기 중반의 어느 순간 이 이름이 만들어졌고, 이후 프랑스 전역으로 퍼졌습니다.

몽타르지 — 원조 프랄린의 도시

프랑스 남서부의 작은 도시 몽타르지(Montargis) 는 오늘도 원조 프랄린의 도시로 남아 있습니다.2 프라슬랭 백작의 요리사 잘루조가 은퇴 후 이 도시에 정착해 자기 이름의 상점을 열었고, 그 상점의 뿌리를 이어받은 메종 마자 티에리(Maison Mazet Thierry) 가 1903년 이래로 지금도 원래 자리에서 프랄린을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이 상점의 프랄린은 특별합니다. 여러 겹의 캐러멜을 아몬드 하나에 층층이 입히는 이 오래된 방법은 몇 시간 이상 걸리고, 결과물은 갈색으로 반짝이는 크고 단단한 캐러멜 아몬드입니다. 오늘 프랑스 어디에서든 "프랄린"이라는 단어의 진짜 뿌리는 이 몽타르지 상점의 캐러멜 아몬드에 있습니다.

벨기에 — 초콜릿 셸 안의 프랄린

프랄린의 문화적 무게가 결정적으로 바뀐 곳은 벨기에입니다. 1912년 브뤼셀의 초콜릿 상인 장 노이하우스 2세(Jean Neuhaus II) 가 처음으로 "초콜릿 셸 안에 프랄린 페이스트를 채운 형태"를 발명했습니다.3 그의 할아버지 세대가 시작한 약국의 초콜릿 사탕(약을 감싸 아이들이 먹기 쉽게 만든)에서 시작해, 그가 발전시킨 이 새로운 디저트가 오늘 우리가 아는 벨기에 프랄린 초콜릿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브뤼셀 중심의 아름다운 유리 지붕 아케이드 갈레리 로얄 생 위베르(Galeries Royales Saint-Hubert) 에 지금도 노이하우스 원조 상점이 있고, 이 상점의 유리 진열장 안에 놓인 프랄린 초콜릿의 모습은 벨기에 브뤼셀의 오래된 아이콘 중 하나입니다.

이 노이하우스의 발명이 벨기에가 세계 프랄린 디저트의 대명사가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고, 오늘 벨기에는 인구당 초콜릿 소비 세계 최상위국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벨기에 프랄린은 "한 입 크기의 정교한 초콜릿 안에 캐러멜·헤이즐넛 프랄린·가나슈·과일 필링 등이 채워진 디저트"라는 하나의 카테고리가 되었고, 세계 어디의 초콜릿 상점에서도 이 형태의 디저트가 "프랄린"이라는 이름으로 팔립니다.

이탈리아의 잔두야 — 밀라노의 오랜 헤이즐넛 초콜릿

이탈리아에서는 프랄린이 조금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잔두야(gianduia) 라는 이름의 헤이즐넛 초콜릿이 그 대표입니다.4 19세기 이탈리아 통일 전쟁 시기 나폴레옹의 대륙 봉쇄로 카카오 수입이 어려워지자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지역의 초콜릿 상인들이 지역 특산품인 랑게 헤이즐넛을 카카오와 섞어 만든 이 디저트가 잔두야의 시작이었습니다. 오늘도 이탈리아 토리노의 오래된 카페와 초콜릿 상점에서는 잔두야를 만들어 팔고, 대형 다국적 기업이 된 페레로(Ferrero) 사의 누텔라(Nutella) 도 이 잔두야 전통의 20세기 후반 대량화 버전입니다. 향수업에서 "누텔라 앱솔루트"라는 익살스러운 표현이 종종 등장하는 것도, 이 이탈리아 헤이즐넛 초콜릿의 감각적 무게 때문입니다.

미국 남부 — 뉴올리언스의 페칸 프랄린

같은 프랄린이라는 이름이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서 다른 방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의 뉴올리언스는 자기 방식의 프랄린을 발전시켰습니다.5 18~19세기 프랑스 이민자들이 이 지역에 정착하며 프랄린 레시피를 가져왔고, 뉴올리언스의 요리사들이 아몬드 대신 지역에서 풍부한 페칸(pecan) 견과를 사용해 만든 새로운 프랄린이 만들어졌습니다. 미국 남부의 페칸 프랄린은 유럽 프랄린과 조금 다릅니다. 캐러멜에 우유와 버터를 섞어 부드럽고 크리미한 결로 만들며, 여러 개의 페칸을 한 조각의 프랄린 안에 넣습니다. 오늘도 뉴올리언스 프렌치 쿼터 지역의 여러 상점에서 이 페칸 프랄린을 만들어 팔고, 이 디저트가 미국 남부의 대표 명물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프랄린 초콜릿 — 사치와 선물의 문화

20세기 이후 프랄린 초콜릿은 세계적으로 "사치스러운 선물"의 상징이 됐습니다. 벨기에의 노이하우스, 고디바(Godiva), 레오니다스(Leonidas), 피에르 마르콜리니(Pierre Marcolini), 프랑스의 라 메종 뒤 쇼콜라(La Maison du Chocolat), 스위스의 슈프륭리(Sprüngli), 이탈리아의 페루자(Perugina) 같은 브랜드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프랄린 초콜릿을 만들며 이 감각의 표준을 세워 왔습니다. 크리스마스와 밸런타인데이, 어머니날 같은 특별한 날에 정교하게 포장된 프랄린 초콜릿을 주고받는 문화는 오늘 전 세계적으로 자리잡았고, 한국에서도 매년 이런 시즌마다 프리미엄 초콜릿 매장의 프랄린이 매출을 이끕니다.

앤젤 — 향수가 디저트를 입에 넣기 시작한 순간

프랄린이 향수의 심장으로 들어온 순간은 1992년 프랑스 파리에서 왔습니다. 티에리 뮈글러의 앤젤(Angel) 이 발표되면서 향수사는 "구르망(gourmand)"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를 얻었습니다.6 이 향수 이전까지 향수는 대체로 꽃과 풀, 열매와 나무, 그리고 몇 가지 발삼과 이끼의 세계 안에 있었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향"은 향수의 어휘 바깥에 있었습니다. 앤젤은 초콜릿과 캐러멜, 바닐라와 파출리, 라즈베리와 벌꿀을 한 향수 안에 모아 넣으며 이 경계를 무너뜨렸고, 향수를 뿌린 사람에게서 나는 "먹고 싶을 것 같은 냄새"가 결국 새로운 유혹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이후 30년 넘게 프랄린 어휘가 향수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해 왔고, 이 흐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프랄린 — 카페와 디저트의 시대

한국에서 프랄린은 비교적 최근에 자리잡은 어휘입니다. 1990~2000년대에 걸쳐 서양 초콜릿과 디저트 문화가 한국에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프랄린"이라는 단어가 프리미엄 디저트 매장의 표준 어휘로 자리잡았고, 특히 2010년대 이후 백화점 지하 식품관과 특별 카페의 디저트 진열장에서 프랄린을 만나는 것이 흔한 일이 됐습니다. 아마디, 카카오봄, 노이하우스 한국 매장 같은 곳들이 벨기에·프랑스 스타일 프랄린을 소개했고, 그 사이 한국의 젊은 파티시에들이 자기 방식의 프랄린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향수의 프랄린 노트가 한국 소비자에게 데려오는 이미지는 대개 이 카페 진열장의 정교한 초콜릿과 크리스마스 시즌의 선물 상자입니다.

향수 안의 프랄린 — 유혹과 위로의 이중성

향수 라벨에 "프랄린"이 적혀 있을 때, 그것은 사실 두 가지 결의 감각을 동시에 데려옵니다. 하나는 유혹의 결입니다. 앤젤이 세운 흐름 안에서 프랄린은 관능적이고 여성적인 유혹의 향으로 자리잡았고,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끄는 매력적인 냄새로 마케팅되어 왔습니다. 다른 하나는 위로의 결입니다. 어릴 때 먹은 초콜릿, 크리스마스의 선물 상자, 카페의 오후 — 프랄린 향수는 이런 개인적 기억을 조용히 열어 주는 위로의 감각을 함께 지닙니다. 좋은 프랄린 향수는 이 두 결 사이에서 균형을 잡습니다. 너무 유혹 쪽으로 기울면 인공적이고 무겁게 느껴지고, 너무 위로 쪽으로 기울면 유아적이거나 저렴하게 느껴집니다. 그 사이의 정교한 결이 프랄린 어코드의 오랜 매력입니다.

400년의 이야기, 한 병 안에

프랄린은 향수 안에 들어온 것이 최근이지만, 그 뒤에는 400년에 걸쳐 자라난 여러 나라의 식문화가 함께 있습니다. 17세기 프랑스 궁정의 프라슬랭 백작 요리사, 몽타르지의 오래된 상점, 1912년 브뤼셀의 노이하우스, 이탈리아 토리노의 잔두야, 미국 뉴올리언스의 페칸 프랄린, 그리고 1992년 파리의 티에리 뮈글러 — 이 모두가 하나의 이름 안에 접혀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향수병을 열 때 만나는 그 캐러멜과 볶은 견과의 따뜻한 결 뒤에, 이 두터운 400년의 이야기가 조용히 함께 열립니다.

[1] "César, duc de Choiseul," Wikipedia; "Praline," Wikipedia. 세자르 슈아쇨 뒤 플레시-프라슬랭(1598~1675)이 루이 13세와 루이 14세를 섬긴 프랑스 정치가이자 군인이었고, 그의 요리사 클레망 잘루조가 백작을 위해 아몬드에 캐러멜을 입힌 새로운 디저트를 만들어 이 디저트가 백작의 이름을 딴 "프랄린"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정확한 발명 시점은 확인되지 않지만 17세기 중반의 어느 순간 이 이름이 만들어져 이후 프랑스 전역으로 퍼졌다는 프랄린 어원의 역사를 정리합니다.

[2] "Mazet de Montargis," Wikipedia; 몽타르지 프랄린 관련 자료. 프라슬랭 백작의 요리사 잘루조가 은퇴 후 몽타르지에 정착해 자기 이름의 상점을 열었고 그 상점의 뿌리를 이어받은 메종 마자 티에리가 1903년 이래로 지금도 원래 자리에서 프랄린을 만들어 팔고 있으며, 이 상점의 프랄린이 여러 겹의 캐러멜을 아몬드 하나에 층층이 입히는 오래된 방법으로 만들어져 갈색으로 반짝이는 크고 단단한 캐러멜 아몬드가 되는 몽타르지 원조 프랄린의 배경을 정리합니다.

[3] "Neuhaus (chocolatier)," Wikipedia. 1912년 벨기에 브뤼셀의 초콜릿 상인 장 노이하우스 2세가 처음으로 초콜릿 셸 안에 프랄린 페이스트를 채운 형태를 발명했고 이것이 오늘 우리가 아는 벨기에 프랄린 초콜릿의 원형이 되어 이후 벨기에가 세계 프랄린 디저트의 대명사가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브뤼셀 중심의 유리 지붕 아케이드 갈레리 로얄 생 위베르에 지금도 노이하우스 원조 상점이 있어 유리 진열장 안의 프랄린 초콜릿이 브뤼셀의 오래된 아이콘 중 하나로 남아 있고 벨기에가 오늘 인구당 초콜릿 소비 세계 최상위국 중 하나라는 벨기에 초콜릿 산업사의 정리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Neuhaus_(chocolatier)

[4] "Gianduia (chocolate)," Wikipedia. 19세기 이탈리아 통일 전쟁 시기 나폴레옹의 대륙 봉쇄로 카카오 수입이 어려워지자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지역의 초콜릿 상인들이 지역 특산품인 랑게 헤이즐넛을 카카오와 섞어 만든 잔두야가 오늘도 이탈리아 토리노의 오래된 카페와 초콜릿 상점에서 만들어지고 페레로 사의 누텔라도 이 잔두야 전통의 20세기 후반 대량화 버전이며 향수업에서 "누텔라 앱솔루트"라는 익살스러운 표현이 종종 등장하는 것도 이 이탈리아 헤이즐넛 초콜릿의 감각적 무게 때문이라는 이탈리아 초콜릿사의 정리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Gianduia_(chocolate)

[5] "Praline (Louisiana)," Wikipedia; 뉴올리언스 페칸 프랄린 자료. 18~19세기 프랑스 이민자들이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에 정착하며 프랄린 레시피를 가져왔고 뉴올리언스의 요리사들이 아몬드 대신 지역에서 풍부한 페칸 견과를 사용해 만든 새로운 프랄린이 만들어져 유럽 프랄린과 달리 캐러멜에 우유와 버터를 섞어 부드럽고 크리미한 결로 만들며 여러 개의 페칸을 한 조각의 프랄린 안에 넣는 방식이 미국 남부의 대표 명물 중 하나로 오늘도 뉴올리언스 프렌치 쿼터 지역의 여러 상점에서 이 페칸 프랄린을 만들어 팔고 있다는 미국 남부 식문화의 정리입니다.

[6] Luca Turin & Tania Sanchez, Perfumes: The A-Z Guide, "Angel (Mugler)" 단원. 1992년 티에리 뮈글러의 앤젤이 초콜릿과 캐러멜·바닐라·파출리·라즈베리·벌꿀을 한 향수 안에 모아 넣으며 "먹고 싶을 것 같은 냄새"라는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 "구르망(gourmand)"을 향수사에 만들어 냈고 이 흐름 안에서 프랄린 어휘가 향수의 심장에 명시적으로 얹혀 시장의 주역이 되었으며 이후 30년 넘게 프랄린 어휘가 향수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해 온 향수사의 결정적 순간을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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